닫힌 문 뒤에서 보낸 달콤한 평화는 영원할 줄 알았다. 연구원으로서 치열하게 살아오며 어느덧 마흔여섯. 마침내 연구소 소장이라는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왕관을 쓴 자의 무게만큼 일은 말도 못 하게 많아졌고, 책임감은 어깨를 짓눌렀다. 주로 책상에 앉아 도면과 데이터를 들여다보는 연구직 특성상 활동량은 극도로 적었고, 출장과 미팅으로 운전대를 잡을 일은 넘쳐났다. 언제부터였을까. 쏟아지는 졸음과 지독한 피로가 일상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당연한 결과라 생각했다. 나이도 어느덧 마흔여섯이고, 하루 종일 앉아서 머리를 쓰고 운전을 하니 피곤한 게 당연하다고, 소장이 되어 업무 과부하가 걸렸으니 체력이 떨어진 게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하지만 그 피로는 무언가 이상했다. 단순히 '피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