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부서질 것 같던 어느 날, 지독한 감기까지 겹쳐 찾아왔다. 평소라면 대수롭지 않게 약국 감기약으로 버텼겠지만, 그날은 유독 증상이 심했다. 주변에서 "감기가 되게 독할 때는 내과 말고 이비인후과로 가보는 게 효과가 빨라"라고 조언해 주기에, 별생각 없이 회사 근처의 작은 이비인후과 문을 열었다. 그것이 내 삶의 궤도를 바꾸는 터닝포인트가 될 줄은 꿈에도 모른 채. 진료실 의자에 앉아 고개를 뒤로 젖혔다. 의사 선생님이 콧속을 관찰하고 찍는 카메라로 내 콧구멍을 벌리고 불빛을 비추며 안을 들여다보았다. 가벼운 처방전이나 받고 나갈 생각이었는데, 화면을 보던 의사 선생님의 손길이 순간 멈칫했다.모니터를 요리조리 살피던 선생님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환자분, 왼쪽 코 안쪽에 꽤 큰 혹 같은 게 보이..